◎산수유 꽃잎 편지 ◎
시인/이효녕
추운줄 모르고 봄을 알리려
차가운 바람결 스쳐 피어난 산수유꽃잎들
얼어버린 지난 마음 녹여 놓고
햇살 따라 언덕에 앉아
내 마음 자락 흠뻑 젖기 전
가장 일찍 나온 노란 꽃잎 위에
봄 편지를 씁니다
앞질러가는
봄바람이 보낸 사연들
꽃물이 묻어 향기롭고
눈 길 위 나뭇가지 위에서
겨우내 그리움으로 울던
목이 쉰 산새의 울음소리 묻은
산새의 눈물 몇 방울같이
곱게 맺힌 산수유꽃
어느새 바라보는
내 그리움도 환합니다
말없이 흘러가며 밟은 길마다
잎사귀 매달아 사방 푸르러 가는데
어질 머리 노랑 꿈속으로 파고들어
산수유 꽃 문 열어 놓으면
바로 거기가 봄의 길목이라
아주 환한 봄볕 같은 사연적어
봄이 빨리오라 편지 씁니다.
*옮긴 글*나그네 정*