◎교회 가던 날◎
* 이룻/ 이정님*
오늘은 엄마 손 잡고
교회 가는 날
목사님 어려운 말이 안 들려
나는 창밖을 보며 두 발을 모으고 꼼지락 댄다
밖에는 사각사각 눈 오는 소리
아! 눈 오는 소리 좋다
목사님 이야기 끝나고 찬송가 부를 때
너무 신나서 난 엉덩이를 들썩 들썩
엄마 종말이 뭐에요
세상과 헤어지는 것이란다
왜 헤어지는데요
세상이 나쁜 짓 많이 해서
하나님이 세상을 벌하시는 것이지
눈꽃이 하얗게 하얗게 덮어
온 세상이 더욱 아름답던 날
왜 세상이 미운건지
꼬마는 생각을 빙빙 굴리다
눈 위에서 쭈르륵 미끄러진다
하나님!
세상을 용서해 주세요
하얀 눈처럼 하얗게 용서해 주세요
*아름다운황혼열차*옮긴 글*나그네정*