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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물의 밥 한 그릇





눈물의 밥 한 그릇




아버지에게 절망의 순간이 닥쳤습니다.
사업이 망하면서 온 가족이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된 것입니다.
나이 오십 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아버지는 자주 술을 찾았고,
방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. 결국 아내는 집을 나가 버렸습니다.



그날도 술에 취해 집에 들어갔는데 한참 꼼지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
어린 맏딸이 고사리 같은 두 손으로 밥상을 들고 들어왔습니다.
그리고 이번엔 작은 딸이 아랫목에 겹겹이 덮어 놓은
이불 밑에서 밥 한 그릇을 꺼내 놓았습니다.



아랫목 이불 밑에 밥을 넣어두면 식지 않는다는 것을
철부지들이 어떻게 배웠을까, 아이들은 이불 밑에 밥을 넣어두고
얼마나 기다렸을까 싶어 아버지는 그날, 눈물 밥을 먹었습니다.
그 밥 한 그릇이 아버지를 다시 일어서게 했습니다.
아버지는 다시 일을 시작했고, 힘들 때마다
그날 밤의 눈물 밥을 떠올린다고 합니다.



어느 잡지에서 이런 사연을 읽다가 김진경 시인의
<이팝나무 꽃 피었다>라는 시를 떠올렸습니다.
시인은 어머니의 밥을 떠올리며 이렇게 썼습니다.



촛불 연기처럼 꺼져가던 어머니,
“바 – 압?”
마지막 눈길을 주며
또 밥 차려 주러
또 밥 차려 주러
부시럭부시럭 윗몸을 일으키시다



마지막 밥 한 그릇
끝내 못 차려주고 떠나는 게
서운한지
눈물 한 방울 떨어뜨리신다.



그 눈물
툭 떨어져 뿌리에 닿았는지
이팝나무 한 그루
먼 곳에 몸 일으킨다.



먼 세상에서 이켠으로
가까스로 가지 뻗어

경계를 찢는지

밥알같이 하얀 꽃 가득 피었다.



어머니가 돌아가신 후, 시인의 눈에는 이팝나무에 가득 피어난 꽃이
어머니가 그토록 차려 주고 싶어 하던, 생의마지막 순간까지도
자식에게 먹이고 싶어 하던 하얀 쌀밥처럼 보였습니다.



일에 실패해서 어깨가 축 처진 아버지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
숟가락을 들게 하는 어린 딸들, 마음이 뻥 뚫린 자식에게 밥을 지어 먹이며
몸이 실해야 슬픔도 이겨 낸다고 하는 어머니,
밥상을 차려 주는 것으로 ‘사랑한다.’는 말을 대신하는 가족들,
그들이 있는 한 우리는 힘을 낼 수 있겠지요.



어린 딸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지어준 밥을 먹어본 사람은,
어머니의 따뜻한 밥 한 그릇을 추억하는 사람은 절망할 수 없습니다.
슬퍼할 수도 없습니다.

 

'눈물의 밥 한 그릇"의 의미를 되새기며 절망하지 않는 당신이길.....!!! 柳溪
*옮김*나그네정*




  • 번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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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1
  •  눈물의 밥 한 그릇
  • 2017-10-21
  • 정성종
  • 374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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