잘할 것이므로 받는 상
柳溪 권성길
제도권 학교에서 자퇴하거나 퇴학당한 청소년들이
주로 다니는 대안학교가 있습니다. 아이들이 지금까지
상 같은 것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.
우등상도, 개든 상도, 선행상도 구경해 조지 못한
아이들에게 기솔 이장님처럼 편안한 인상의
교장 선생님이 상을 주었습니다.
그 상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.
“위 학생은 앞으로 공부를 잘할 것이므로 우등상을 수여함”
“위 학생은 앞으로 개근할 것이므로 개근상을 수여함.”
“위 학생은 앞으로 착한 일을 할 것이므로 선행상을 수여함.”
“앞으로 잘할 것이므로” 상장을 받은 아이들은 머리털
나고 처음 받아보는 상장 덕에 어께에 힘이 들어갑니다.
책임감이 생기는 것입니다. 상 받은 값을 해야 하기 때문에
아이들은 공부를 합니다. 그리고 결석을 하지 않으려고
안간힘을 씁니다.
어깨에 문신을 새기고 검은색 쫄티를 입은 조폭 출신
남자아이도, 머리를 알록달록 물들인 소매치기 출신
여자아이도, 만학도 아줌마도, 이 학교의 학생들은 그렇게
이상한 상장 하나의 힘으로 졸업을 합니다.
‘잘해서 받는 상’이 아니라 ‘잘할 것이므로 받는 상’
덕분에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도 있습니다.
이것이 바로 상의 기적입니다.
상을 받는 아이는 상 값을 합니다.
상은 벌보다 힘이 셉니다.
상은 벌보다 따끔하게 가르칠 수 있는 달콤한
회초리입니다.
상을 받은 아이는 이 세상을 환한 곳으로 보게 됩니다.
상은 “세상에 내가 존재해서 참 기쁘다”는 신호입니다.
그리고 “네가 있어줘서 참 고맙다”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.
상이 가지는 최고의 가치는 나도 무엇인가 해낼 수
있다는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입니다.
상장은 단지 글씨가 인쇄된, 금박 박힌 종이가 아닙니다.
미래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 터보 엔진입니다.
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엔진을 달아주십시오.
그들이 꿈의 정류장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도록 말입니다.
나 스스로에게 미리 주는 상도 괜찮겠지요.
“나는 앞으로 잘할 것이므로 이 상을 수여함”
*옮김*나그네 정*