▒ 강물과 구름 같은 인생 ▒
끄싱개 (柳溪 權聖吉)
그 누가 날더러 청춘이 강물이냐고 묻거든
나. 그렇다고 말하리라.
그 누가 날더러 인생도 구름이냐고 묻거든
나. 또한 그렇다고 답하리라
왜냐고 묻거든
나. 또 말하리라.
청춘도 한번 왔다 가면 아니오며
인생 또한 한번 가면 되돌아올 수 없으니
이 어찌 강물이라 구름이라 말하지 안 하겠소.
오늘 내 몸에 안긴 강물도 내일이면
또 다른 강물 되어 오늘의 나를 외면하며 스쳐 가리니,
지금 나의 머리위에 무심이 떠가는 저 구름도
내일이면 또 다른 구름 되어 한세상 두둥실 떠가는 것을…….
잘난 청춘도 못난 청춘도 흘러가는 강물 앞에
머물지 못하며 못난 인생도, 저 잘난 인생도
흘러가는 저 구름과 같을 진데
어느 날 세상 스쳐가다가
또 그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 가는 생을 두고
무엇이 청춘이고 그 무엇이 인생이라고
따로 말을 하리까.
우리네 인생도 강물과 구름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…….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