겸손의 덕
柳溪 권 성 길
가을철에 무르익은 곡식 밭을 바라보면 알곡으로 가득한
이삭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가라지들은 고개를 모두
들고 있다. 교만은 그 머리가 혹은 그 삶이 텅 빈 까닭이
아닐까.
겸손은 비굴이 아니다. 열등감이 아니다.
예수께서 당시 종들이 흔히 하던 남의 발을 씻겨 주셨다.
그것도 자기를 따르던 제자들의 발이었다(요한복음 13:5).
전에 천사가 어떤 성자(聖者)에게 나타나 말을 했다.
“당신의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? 기적을 행하는 것입니까?
연설을 잘하는 것입니까?”
그의 대답은,
“아니올시다. 나는 그것들을 원치 않습니다. 다만 원하는 것이
있다면 선을 행하고도 나 자신도 모르는 은혜를 주시기를
원합니다.”라고 하였다고 한다.
실로 성자답다. 겸손은 덕이 높을수록 더하여지는 것 같다.
사도 바울은 젊었을 때는 ‘자기는 모든 성도 사도들보다 작은
사도’(고린도전서 15:9)라고 하더니, 그 후에는 ‘모든 성도
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자라’(에베소서 3:8)고
하였고, 노년에는 ‘자기는 죄인의 괴수’(디모데전서 1:15)라고
하였다.
아마 은혜의 깊은 속에 들어갈수록 더욱 겸손하여지는 듯하다.
인격이 높아질수록 더 겸손하여진다.
더욱이 종교 생활에서는 겸손은 필요불가결(必要不可缺)한
요소이다. “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
자들에게는 은혜” (베드로전서 5:5)를 주시는 까닭이다.
그러므로 성경은 교훈한다.
“다 서로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라”(베드로전서 5:5).
“내가 높고 거룩한 곳에 있으며 또한 통회하고 마음이 겸손한
자와 함께 있나니 이는 겸손한 자의 영을 소생시키시며
통회하는 자의 마음을 소생시키려 함이라”(이사야 57:15).
*옮김*나그 네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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